여보 37 년 전 우리 맞선 보던 날 생각나는지요

당신은 20리길을 따르릉 따르릉 자전거를 타고 왔죠

키가 크고 우스운말로 소도둑같이 생긴당신은 말이 없고

울퉁불중 여드름 박사엿지요 .얼마나 무뚝뚝한지 말이없길래 내가 먼저

“ 먼길 오시느라 고생많이 하셨지요”

“ 아 예 생각보다 시간이 걸렸습니다. ”

“ 저 앞으로도 계속 농사 지을건가요 ”

“ 아 아닙니다. 결혼라면 도시로 나갈겁니다. ”

무슨생각을 하는지 잠시 침묵이 흐르더니

“ 100% 제맘에 꼭 들엇습니다 오늘 당장 약혼사진 찍읍시다."

저는 너무 당황스러워 마뭇거리다가

“ 그을쎄에요오”

그래도 생각해보니 박력있고 믿음직해보여 그날 조금은

어색한 표정으로 약혼사진을 찍었지요

내가 얼마나 보고 싶은지 당신은 편지에 얼굴본지 1주일 됐는데

1년이 된것같다며 데이트도 할줄모르고 3개월만에 결혼 했잖아요

그날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었네요

근데 당신건강을 생각해서 담배좀 끊었으면 참좋겠어요

여보 매일 가족위해 일하느라 힘들죠 고마운 당신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