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나이 22살

믿을거라곤 젊음 하나밖에 없던 나는

무슨 배짱으로 나보다 열살이나 많은 아저씨한테

시집가겠다고 했는지

손톱에 봉숭아물 들여주며 정을 쌓았던 우린

남들 다하는 혼수라는건 꿈도 못꾸고

임신한채 부산 시누이집 방 한칸에 겹방살이를 시작했지요

결혼한지 채 한달이 되기도 전에

수술했던 허리 디스크가 재발한 남편은

다시 수술을 해야했고 내가  만삭이 될때까지

거동을 할수 없는 남편 짜증을 받아가며 3달을 견뎠고

딱히 할수있는 일이 없었던 남편은 공인 중개사 일을 하며

중식당이 망하지는 않을것 같다는 생각에

결혼 8년만에 고향으로 돌아와 식당을 시작 했지요

맨 손으로 시작한 우린

앞만 보며 열심히 달려온 덕에

지금은 나름대로 잘 살고 있답니다

식당도 여전히 잘하고 있고

해마다 손톱에 봉숭아물 들여 주며 정을 쌓고 있고

오늘도 손톱 발톱에 봉숭아물 들이고있는데

배달일 하는 남편 나쁜일 생기지 말라는 부적같은 그런 거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