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내용은 어떤가요? 옛날 살던 이야기.....사극에 나오는 그 왕들.

백영규님

현실에 어느 정도 만족하면  속은 편할텐데요. 비교하니까 자책하니까 나만 뭐....하니까

 

아빠가 알려주는 문화유적 안내판-P56

조선의 지존,국왕은 하루를 어떻게 살았을까? 가장 힘 있는 분이니 뭐든 자기 마음,그러니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나서 하고 싶은 일을 다 하다 자고 싶을 때 잠자리에 들었을 거라고? 불행히도 그렇지 않았다. 새벽부터 밤 늦도록 임금님은 격무에 시달려야 했고, 그래서인지 27명 조선 국왕의 평균 수명은 47.2세에 불과했다! 그러면 구체적으로 임금님의 하루 일과를 살펴볼까?

왕의 하루는 통금 해제를 알리는 종소리, ‘파루’와 함께 시작했다. 이때가 대충 새벽 4~5시 사이, 일어나면 보통 간단한 죽으로 요기를 하고 웃어른께 문안 인사를 드렸다. ‘효’는 조선 사회를 유지하는 근본 질서였고, 이것은 왕 또한 예외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 때 먹는 죽은 그 종류가 다양해 우유와 불린 쌀을 함께 끓여내는 타락죽에서 녹두를 갈아 넣은 녹두죽, 율무죽, 부추죽, 흑임자죽 등등 수십 가지가 있었다.

국왕의 공식 일과는 경연과 함께 시작된다. 경연이란 임금과 신하가 함께 유학을 공부하는 것, 유교 국가인 조선에서 왕의 독주를 막고, 유학의 이념에 따른 통치를 이루기 위해 경연은 꼭 필요한 제도였다. 그래서 매일 아침,점심,저녁으로 세 번이나 실시했다고, 물론 경연시에 유학 공부만 한 것은 아니었다. 어차피 임금과 신하가 함께하는 시간이니 공부와 함께 국정에 대한 논의도 같이 이루어졌다.

아침 경연[조강]이 끝나면 수라상을 받아 속을 든든히 채운 뒤에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간다. 중요 대신들과의 아침 조회, 행정부서들이 돌아가면서 하는 업무보고, 회의와 신하들 접견 등을 마치고 나면 어느새 점심 시간이다. 오후에는 지방으로 부임하거나 지방에서 올라온 신하들과 면담을 하고 4시 무렵에는 궁궐의 야간 숙직자를 확인하고 암호를 정해준다. 저녁 식사 후에는 다시 궁궐의 웃어른께 문안을 드리고, 전국에서 올라온 상소문을 읽거나 독서를 하다가 자정이 다 되어 잠자리에 드는 것이다. 언뜻봐도 공부와 업무, 다시 공부와 업무의 연속, 물론 매일이 이런 틀에 박힌 일상이었던 것은 아니다. 한가한 오후 시간이면 활쏘기나 격구, 사냥을 즐기기도 했고, 가끔은 신하들과 함께하는 잔치를 통해 군신간의 우의를 다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렇게 빡빡한 일정은 세종이나,성종,정조같은 임금들이나 빠짐 없이 지켰던 것이고, 연산군 같은 이들은 유학 공부 따위는 없애버리고, 정말 자기가 하고 싶은 일만하면서 왕노릇 했다고 한다. 그래서 결국 왕의 자리에서 쫓겨난 것이다.

왕에게 공식적인 휴가는 없었다. 명절이나 고위 관리가 죽었을 때 며칠동안 쉬는 것이 고작이었다. 이렇듯 과로에 시달린 조선의 왕들은 각종 질병에 시달리다 이른 나이에 죽었으니, 조선의 국왕으로 태어나는 것은 꼭 행운으로만 볼 수 없을 것이다.